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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경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코바야시 사토미, 이치카와 미카코, 카세 료, 미츠이치 켄 외...
개봉 2007년 11월 29일
개봉한 지 한참이 지났고,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지만, 오히려 보는 동안 차분해지면서 느리지만 쉬어가는 여유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무더위와 더불어 무서운 사건사고 소식들을 접하고 있는 이때에 잠시나마 여유와 힐링을 가져다줄 영화"안경"을 추천합니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카모메 식당'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기에 '카모메 식당'을 재미있게 보셨다면 분명히 영화'안경'도 좋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답답하다 싶을 만큼 느린 흐름에 집중이 흐트러지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영화 속의 느린 시간의 편안함에 녹아듭니다.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이 제대로 살아가고 있다고 여기는 도시생활로 얻은 번아웃으로 무작정 휴가를 떠난 타에코 <고바야시 사토미 분>는 바다마을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집니다.
아름다운 바다의 풍경뿐 아니라 맛있는 음식 하나하나를 통해 느린 시간이 주는 힘을 느끼게 됩니다.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 작은 바다마을로 여행을 온 타에코가 현지인들과 벌이는 은근한 기싸움을 벌이지만, 어느새 현지인 삶의 흐름대로 타에코 또한 그들 방식의 일상을 지내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얼마나 무모한 자존심을 세우고 필요 이상의 힘을 쓰며 살아왔는지 깨닫게 됩니다.
바다 마을에서의 바비큐파티와 맥주는 하루나와의 첫 식사시간입니다.
묘하게 어긋나는 이들의 대화이지만 어색함이 묻어 있는 시간에서도 그들 각자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며 생각을 비워내는 듯합니다.
주조연뿐 아니라 단역급들의 표정이나 연기까지 잘 담겨 있는 영화 '안경'
편안함과 자연스러운 영화의 흐름 탓에 15년이 지난 작품이지만 영상과 음식만으로 보는 동안 정말 행복하다 여기게 됩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을 이곳 바다 마을에서는 함께 하는 이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정확한 지도가 없어도 앞을 볼 줄 알고, 휴대전화가 없어도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많은 대화를 하지 않아도 바닷가에서 함께 하는 운동과 함께하는 식사
책을 읽거나 사색에 잠기며 자기만의 세상을 돌아보는 사람들이 주는 몸의 힘을 빼고, 불필요한 생각들을 덜어내는 모습들이 지금 나와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미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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