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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너무 먼 티스토리(tistory)를 시작하다.

네이버블로그도 방치된 상태로 1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서야 수면으로 살짝 얼굴을 내밀 정도인데 티스토리라는 낯설고 어색하기만 한 이 공간에 새 둥지를 틀었다. 하 근데 너무 어렵기만 하다. 1000자에서 1500자를 넘어 애드샌스 승인을 위해 2000자 이상의 글자수를 써야 한다는 정보를 듣고 나니 또 움츠러들고 귀찮아진다. 특별하게 글을 쓰는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진득하게 파고드는 성격도 되지 못하니 어영부영 의욕만 앞섰다가 금세 가라앉아 버린다. 영락없이 양은냄비와 같은 꼴이다.
 

베이킹수업

커피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디저트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음식에서 단맛을 질색하는 지라 커피도 당연히 단맛을 내는 시럽이 첨가되는 건 쳐다도 보지 않는다. 그러니 디저트류 또한 아주아주 최소한의 단맛(?)과 담백한 것을 좋아한다. 인생 처음으로 베이킹수업을 들었다. 소수정예로 ㅋㅋㅋ 진행된 구움 과자 만들기 수업. 역시 전문가 베테랑의 가르침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은 아주 만족스럽다. 비주얼뿐 아니라 맛 또한 담백하고 커피와 아주 잘 어울린다. 찰떡궁합!!! 내가 베이킹에 도전을 하다니. 스스로에게 놀라울 뿐이다. 불타는 의욕으로 수업 이후 홈베이킹 재료들을 주문하고 양팔을 걷어붙이고 며칠 열심을 내 보지만 역시나 이내 의욕은 사그라들었다. 모양도 맛도 이도저도 아닌... 쳐다도 보기 싫다. 토핑 재료들을 바꿔가며 이 방법, 저 방법으로 만들어 보지만 결론은 집에 있는 오븐이 레인지 오븐 겸용이란 걸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알게 되었다. 이미 의욕은 저하된 상태라 사 먹고 말지 이 수고를 왜 자처했는지... 남은 베이킹 재료들을 아까워 어찌할까 싶지만 다시 홈베이킹을 시도할 일은 없을 듯하다.
 

요즘은 아이덴티티(identity)의 원두로 홈카페를 즐긴다.

에스프레소와 우유만으로 만들어진 라떼에서 달콤함이 전해지고 진하고 부드러우면서 초콜릿 향과 꽃향과 다양한 향기가 한잔의 커피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남편이 내려주는 커피를 마시면서부터 어지간한 카페들, 아니 아주 유명한 곳들의 커피맛도 큰 감동이 없다. 각 원두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파악하고 원두고유의 향과 맛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남편의 커피 실력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자기 일에서도 최고의 역량을 나타내고 취미로 즐기는 홈카페 커피 또한 그는 열정을 다한다. 나와는 반대로 어느 것 하나 허투루(아무렇게나 막 되는대로)하는 법이 없다. 반대로 나는 혹여나 나중을 위해서라도 커피를 배우려고 생각은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기까지가 티스토리 블로그만큼이나 내게는 멀고 어렵다. 가만히 앉아서 평가질이나 신랄하게 할 줄 알았지 시작은 하되 개운하게 마침표가 찍어지지 않는다. 잠을 사랑하기에 잠자리에 들어 시간이 멈추기를 바라지만 간혹은 아침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기도 한다. 커피가 그리워서 말이다. 남편에게 내일아침에는 핸드드립으로 내려줘~라고 말하고 나는 설렘을 안고 아침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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